• 최종편집 2024-12-03(화)
 
  • 소설 100인 100선, 일송미디어(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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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닐 때 우리나라 최초 근대소설이 ‘血의 淚’라고 배웠다. 풀이하면 ‘피눈물’이다. 그런데 이 소설을 최근 봤다. 약 40여년의 간격이다. 한숨이 나온다. 血의 淚가 나온다. 왜 학교에서는 이 소설에 대해 설명만 하고 직접 읽게 하지는 않았는가? 나름 재밌게 읽었다. 일제치하에서 일본, 미국까지 가서 공부하게 된 옥련이라는 여자가 주인공이다.

 

소설에 대해 가르치지 말고 소설을 읽게하고, 시에 대해 가르치지 말고 시를 읽게하면 소설이나 시에 대해 자연적으로 알게 된다. 지나보니 참 한심한 학교 교육이었다. 지금은 나아졌을까? 글쎄다. 

 

옥련이는 아무리 조선 계집아이이나 학문도 있고 개명한 생각도 있고, 동서양으로 다니면서 문견이 높은지라. 서슴지 아니하고 혼인 언론 대답을 하는데, 구씨의 소청이 있으니, 그 소청인즉 옥련이가 구씨와 같이 몇 해든지 공부를 더 힘써 하여 학문이 유여한 후에 고국에 돌아가서 결혼하고, 옥련이는 조선 부인 교육을 맡아 하기를 청하는 유지한 말이라. 옥련이가 구씨의 권하는 말을 듣고 조선 부인 교육할 마음이 간절하여 구씨와 혼인 언약을 맺으니, 구씨의 목적은 공부를 힘써 하여 귀국한 뒤에 우리나라를 독일국같이 연방도를 삼되, 일본과 만주를 한데 합하여 문명한 강국을 만들고자 하는 비사맥 같은 마음이요, 옥련이는 공부를 힘써 하여 귀국한 뒤에 우리나라 부인의 지식을 넓혀서 남자에게 압제받지 말고 남자와 동등권리를 찾게 하며, 또 부인도 나라에 유익한 백성이 되고 사회상에 명예 있는 사람이 되도록 교육할 마음이라.

세상에 제 목적을 제가 자기하는 것같이 즐거운 일은 다시없는지라. 구완서와 옥련이가 나이 어려서 외국에 간 사람들이라. 조선 사람이 이렇게 야만 되고 이렇게 용렬한 줄을 모르고, 구씨든지 옥련이든지 조선에 돌아오는 날은 조선도 유지한 사람이 많이 있어서 학문 있고 지식 있는 사람의 말을 듣고 이를 찬성하여 구씨도 목적대로 되고 옥련이도 제 목적대로 조선 부인이 일제히 내 교육을 받아서 낱낱이 나와 같은 학문 있는 사람들이 많이 생기려니 생각하고, 일변으로 기쁜 마음을 이기지 못하는 것은 제 나라 형편 모르고 외국에 유학한 소년 학생 의기에서 나오는 마음이라.

구씨와 옥련이가 그 목적대로 되든지 못 되든지 그것은 후의 일이 거니와, 그 날은 두 사람의 마음에는 혼인 언약의 좋은 마음은 오히려 둘째가 되니, 옥련 낙지 이후에는 이러한 즐거운 마음이 처음이라(pp. 8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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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토크】 국어 교육의 문제...血의 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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