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11-15(토)
 
  • 끌리는 이야기는 어떻게 쓰는가 - 리사 크론(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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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어떻게 하면 남의 관심을 끄는 글을 쓸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인데 주로 소설 쓰기에 관련된 것들이다. 소설가가 이 방법을 잘 숙지하면 제대로 된 글을 쓸 것이라고 생각된다. 소설 창작이 아니라도 글쓰기는 방법이라는 사실을 절감했다. 매우 유익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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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과학자 안토니오 다마지오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이 모든 지혜를 어떻게 이해시키고, 전달하며, 설득하고, 강요할 수 있는가에 관한 문제에 직면했고, 해법을 찾아냈다. 스토리텔링이 답이다. 이야기야말로 뇌가 은연중에 자연스럽게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야기가 인간의 모든 사회와 문화를 퍼뜨린 도구라는 사실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우리는 '이야기'로 사고한다. 뇌가 그렇게 설계되어 있다. 이야기는 인간을 둘러싼 이 어마어마한 세계에 전략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우리가 만들어낸 방식이다. 간단히 말해 뇌는 유입되는 모든 정보로부터 끊임없이 의미를 찾고, 생존을 위해 중요한 정보들을 뽑아낸다. 그리고 과거에 겪었던 경험, 지금 느껴지는 감정, 우리에게 미칠 영향을 토대로 해서 그 정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뇌는 단순히 모든 것을 선착순으로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한 다음 자신의 경험을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편집하여 재구성한다. 기억과 생각과 사건 사이에 논리적 상관관계를 만들고 지도를 그려, 미래에 언제든 다시 참고할 수 있도록 남겨두는 것이다. 이야기는 경험의 언어다. 내 경험이든, 타인의 것이든, 허구의 주(p. 19)인공들 것이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는 우리 자신의 이야기 만큼이나 중요하다. 스스로의 경험에만 의존해야 했다면 아마 우린 아직 아기 옷을 벗지 못했을 것이다(p. 20).

 

그러면 대체 이야기는 무엇일까? 이야기란, 달성하기 어려운 어떤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누군가'에게 '일어나는 일'들이, 그에게 어떤 영향을 주며, 나중에 그를 '어떤 모습으로 변화시키는가'를 보여주는 일이다. 이를 문학용어로 바꾸면 이렇다.

'일어나는 일'은 플롯이다. '누군가'는 주인공이다. '목표'는 독자가 품게 되는 가장 중요한 질문이며, "어떤 모습으로 변화시키는가'가 실제 이야기가 말하고자 하는(p. 23)바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야기란 플롯이나 줄거리가 아니다. 이야기는 우리를 둘러싼 세계가 아닌, 우리 자신의 변화에 관한 무엇이다. 이야기가 우리가 플롯을 따라 나아가게끔 허락해야만 우리는 그것을 경험할 수 있다. 따라서 이야기는 결코 외부로의 여행이 아니다. 이야기는 내면으로의 여행이다(p. 24).

 

다른 사람들의 의견

어떤 시점에 이르면 당신은 다른 사람들에게 진짜로 작품 전체를 읽어 달라고 부탁할 필요가 생긴다. 당신이 아무리 고통스럽게 객관성을 유지하려 했으며 이야기가 옆길로 새지 않게 냉철했고 이야기의 모든 요소를 면밀히 조사했다 하더라도, 결국 그걸 한 사람은 당신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을 아무리 잘 해냈다고 해도, 결코 한 번도 읽어보지 않은 것처럼 자신의 이야기를(p. 352)읽는 것은 불가능하다. 읽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이야기는 이미 당신 안에 있다. 이야기 속 모든 것이 의미하는 바를 알고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다 알고 있는데, 어떻게 이 글자들이 타인의 마음속에서도 똑같은 마술을 부릴 거라고 확신할 수 있겠는가? 아무것도 없이 오직 페이지 위에 적힌 단어만을 읽어야 하는 이들이? “지식의 저주”라는 말을 기억하라. 당신은 너무 많이 알고 있기 때문에, 처음 읽는 독자들에게 그 이야기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판단할 수 없다. 이것이 바로 작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서 가장 무자비한 '독 자의 시선'으로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이 독자는 자신이 신뢰하는 작가 친구들일 수도 있고 일종의 작가 모임일 수도 있으며 돈을 받는 전문가일 수도 있다. 할 수만 있다면 세 개 다 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건 마치 이웃 사람들한테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에게 무차별 사격을 좀 해주세요!’라는 부탁을 하는 기분과 비슷하다. 그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들은 쏠 것이다. 독자에겐 그 아이들이 당신 만큼 사랑스러울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독자에게 그들은 단순히 이야기에 방해가 되는 존재들일 뿐이다. 유머작가 프랭클린 존스가 말했듯이 "솔직한 비평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특히 친구, 친척, 지인, 그리고 모르는 사람에게서라면 더 욱더"(p. 353). 

 

천재일 필요는 없다. 필요한 건 인내심이다. 한 사람을 작가로 만드는 것은 오직 ‘글을 쓰는’ 행위다. 의자에 앉아라. 매일 매일, 어떤 핑계나 변명도 대지 말고. 잭 런던이 말한 것처럼 "빈둥거리면서 영감이 찾아오길 기다리지 마라. 대신 몽둥이를 들고 그 뒤를 쫓아라". 헤밍웨이의 결론은 이렇다. "매일 작업하라. 어젯밤에 무슨 일이 있었든지, 일어나서 미루지 말고 써라." 당신이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서서히 드러나는 것은 오직 이렇게 했을 때뿐이다. 이야기 속에서 독자가 반응하도록 설계되어 있는 것에 다가갈 때, 독자가 첫 문장에서부터 찾고 싶어 하는 것은 바로 당신의 진실이다. 신경과학자 데이비드 이글먼의 말대로 "수많은 조각 과 부분들을 합쳐놓았을 때, 전체는 단순한 합계보다 더 크다.....창발성의 개념이 의미하는 것은 어떤 부분에도 내재되지 않은 것이 전체를 통해 새로운 무언가로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앞으로 드러나게 될 것은 당신의 상상력이다. 독자는 이를 보고 또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뭘 기다리는가? 써라! 그게 무엇인지는 아직 몰라도, 독자들은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벌써부터 궁금해 하고 있다(p. 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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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토크】 글쓰기는 방법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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